아빠의 산티아고 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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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A! 올라!! 안녕!!!

< 사진은 산티아고와 전혀 상관없는 그냥 제가 유럽 여행중 찍었던 사진으로 대체 >

 

오늘 인사는 스페인어로 시작해 봅니다. 앞으로 약 한달이 넘는 시간동안 이 게시판에 저희 아빠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내용을 기록할 예정입니다.

저희 아빠의 오랜꿈은 혼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시는 것이었습니다. 예수의 12 제자중 한명인 야곱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까지 향하는 약 8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언젠가는 꼭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던 저의 아버지는 사실 몇해전 뇌 수술을 받으신 환우분이십니다 ( 병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  큰 수술의 과정을 거치면서 걷는것도 말하는것도 분명 예전과는 많이 달랐지만 매일 매일 열심히 운동을 하셨고, 다른 환우분들에 비하면 그래도 악성이 아니었기 때문에  몸 상태가 서서히 회복됨에 따라 산티아고에 대한 열망은 사그러들기는 커녕 조금씩 더해지셨고 혼자서 모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산티아고 순례길 무료 설명회 까지 신청하시게 되었습니다. 결국 걱정되는 마음에 저도 따라서 그 설명회에 참여를 했었고,  인솔자 선생님은 생각보다 힘들고 위험한 길은 아니라고 이것저것 설명을 잘 해주셨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아빠의 결심은 더욱 굳건해 지셔서,  결국 산티아고를 갔다오겠다는 통보 아닌 통보를 하셨습니다.

가족들은 모두 반대했고 저는 차라리 약 40일의 800KM를 걷는 상품이 아닌 18일짜리 250KM를 걷는 패키지 상품을 ( 이런 상품의 경우 숙소가 조금 더 좋고 힘든 구간은 차량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 걷는것은 어떠냐고 권했지만 그 길을 걷는것은 자신의 목표가 아니라고 거절하셨습니다.

지난 7월 병원에 갔다가 주치의 선생님과 상담을 했을때, 선생님 마저도 가지 않는것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셨지만 - 이거 해도 되요? 저거 먹어도 되요? 라는 질문을 할때마다 의사선생님은 항상 긍정적이고 좋은 답변을 해주셨지만,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를 꺼냈을때 처음으로 동료의사들이 1년에 한두번 목돈을 쥐는 기회가 있는데 유럽 혹은 미국으로 여행을 갔다 현지에서 몸 상태가 안좋아 담당의사를 현지로 불러가는 경우 의사의 비행기 티켓 및 여러가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들이 목돈을 쥘 수 있게 된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농담삼아 하신 이야기지만 저는 그게 진담으로 그만큼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때의 비용지불은 크다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일단 영어 진단서를 발급받고,  결국은 계약금과 모든 비용을 지불하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기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제가 따라갈까 고민도 했지만 아빠가 혼자 할 수 있다고, 혼자 다녀오시겠다고 해서 결국 인솔자가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선택하시게 되었고..다행히 인솔자 선생님도 제가 자주 구경을 가던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시던 분이라 그분 블로그를 보며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게시판은 저희 아빠가 여행을 하면서 드셨던 음식, 코스 그런것들을 기록하는 용도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제가 너무 걱정도 되고 나중에 아빠가 한국으로 돌아오셔서 자신이 어떤 여행을 했는지 다시 살펴보실 용도로 그날그날 먹은 음식들과 사진들을 몇장 제게 보내주시면 정리해서 블로그에 기록해 놓겠다고 이야기 했거든요.

 

특히 저희 아빠처럼 큰 수술을 하셨던 환우분들중 이런 결정을 하신 분이 계시다면 가족들의 근심걱정이 매우 클 것입니다. 그런 선택을 하신 환우분의 가족들이 여행 준비를 어떤것을 해야 하는것들이 좋은지를 기록하는 의미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매일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신 분들의 후기 및 용품들 그리고 어떤것을 구입하는것이 좋은지를 검색해 보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아빠가 힘들지 않게 걸으실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다른분들의 후기를 검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빠는 시간이 있을때는 약 5에서 10Km 정도를 혼자 걷고 계시며, 이번주에는 2번 약 20KM의 구간을 걸어보신 상황입니다. 지리산 종주를 하고 나서 자신감이 많이 붙어있는 상태이지만 저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지리산은 국내이고 약 3일간의 등산으로 끝이 나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은 적어도 35일 이상의 시간을 매일 걸어야 하는데, 그거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게다가 아빠와 제 경우 잠자리가 매우 예민한 편인데, 알베르게에서 적응을 잘 하실지도 걱정인게 사실이구요.  아직 배낭을 꾸리지는 않았지만 배낭은 7KG의 무게 내외로 짐을 챙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혹시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려고 하시는 분들, 그리고 이미 다녀오셔서 많은 노하우가 있으신 분들 모두의 의견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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